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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칸딘스키 말레비치 그리고 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

by dazwischen 2022. 4. 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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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을 마치기 전 마지막 여행지였던 모스크바. 모스크바에서 접한 모습과 예술은 내가 늘 접해오던 르네상스, 피카소로 연상되는 유럽의 예술과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독일에서 7년 정도 거주하면서 서유럽의 예술과 알파벳이 더 이상 이국적으로 다가오지 않던 때에 모스크바의 방문은 정말 이국적이고 새로웠다. 너무나 좋고 새로운 인상이었던 러시아였는데,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 전시 소식에 꼭 방문해야겠다 마음먹고 있었고, 드디어 지난 주말 다녀왔다.

칸딘스키, 말레비치 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

주의 : 예술을 잘 알지 못하는 한 개인이 느낀 감회를 적은 것이니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알려주시고 이상하게 해석을 하고 있다면 존중해 주시길 바랍니다.

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

아방가르드(Avant-Garde)는 프랑스 단어로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약속된 전쟁을 벌이는 회전에서 가장 맨 앞에선 자들을 부르는 말이다. 이 말이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급진적인 사람 혹은 행위를 지칭하는 말로 많이 쓰이게 되었다. 러시아의 아방가르드 예술은 20세기 초 1910년부터 1920년대 러시아 혁명기 예술 흐름을 일컫는다. 이시기 러시아혁명을 거치게 되어 러시아 혁명 예술로도 불린다. 이 시대의 예술이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으로 불리었거나 후대에 불렸다는 것은 다소 그 시대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거나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박해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볼 수 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명명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다. 이미 유명한 고전 작가들의 작품들은 실제는 아니더라도 지나가며 미디어로 대부분 접해보았다. 때문에 전시를 보러 딱 들어갔을 때 그림 자체를 보고 놀라거나 황홀함을 느끼는 건 쉽지 않다.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뭐가 새로운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관람하면서는 어쩌면 평범해 보이는 이 작품들을 잘 이해하기 위해선 그 당시 시대로 시간여행을 간 것처럼, 마치 그 시대 사람인 것처럼 작품을 바라보려 노력해야 한단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작품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것에 집중해왔다.)

우린 이미 너무 예술적이다

우린 이미 너무 예술적 소양이 깊다. 예술작품이 만들어진 사람들 보다. 이건 단지 우리가 늦게 태어나 그들의 업적을 편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20세기 초 예술가 상황을 잘 알지 못하거나 설명을 듣지 않는다면 전시회의 첫 섹션을 감상할 때 의아함을 늘낄 수 있다. 뭐가 대단하다는 거지? 뭐가 아름답다는 거지? 이런 생각은 우린 이런 작품이 이미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섹션에는 러시아 아방가르드 예술로 들어가는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몇 가지 인상 깊었던 작품들을 소개한다.

나탈리야 곤차로바의 추수꾼들

이 작품은 1911년 나탈리야 곤차로바의 추수꾼들이란 작품이다. 나탈리야 곤차로바는 러시아의 민속 판화 "루복" 표현방식을 통해 러시아만의 새로운 미술을 탄생시키려 시도하였다.

표트르 콘찰롭스키의 화가 바실리 로즈데스트벤스키의 초사

러시아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다이아몬드 잭"이라는 예술 그룹을 이끈 사람 중 한 명인 표트르 콘찰롭스키의 바실리 로즈데스트벤스키의 초상화(1929)이다. 두꺼운 선과 거친 채색을 통해 강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위 두 작품을 보고 크게 놀랍거나 경의롭다는 느낌이 안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필자도 그랬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당시 예술의 기준이 되었던 서유럽의 그림들과 수세기 동안 사람들이 생각하는 예술작품이라는 고정관념 속에서 이런 채색기법과 표현방식은 상당히 파격적이었을 수 있다. 소히 "이게 그림이야?"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작은 시도가 러시아 혁명 이후 공산주의 국가로 나아가고 있던 소련에겐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뭔가를 시도하려는 예술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하고 무언가를 시도 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술의 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일수도...) 당연하고 좋은 말 같지만 이런 생각으로 그 당시 러시아에서 새로움을 시도하는 예술가들은 박해를 당하고 그들의 예술은 저항을 받게 된다. 이렇게 러시아의 아방가르드는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러시아의 추상

이런 러시아의 아방가르드 흐름속 정점에 있던 두 예술가가 있다. 러시아 20세기 초 추상회화를 이끈 칸딘스키와 말레비치이다.

칸딘스키의 표현주의 추상

칸딘스크 추상은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3단계에 걸쳐서 전개되었는데,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이미지로 이루어진 '즉흥', 현실로부터 받은 자극을 형상화한 '인상', 즉흥과 인상으로부터 얻은 여러 형태와 색체, 이미지를 분석하고 재조합하는 '구성'이 그것이다. 이런 인식, 즉 감성에 기반한 추상이라는 점 때문에 칸딘스키의 작품들은 표현주의적 추상이라고 불린다. [1]

바실리 칸딘스키의 즉흥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사람. 러시아의 특징적인 교회 모습. 알록달록한 채색. 색상과 조형적 특징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우리가 위 그림을 보고 작가가 단순히 본걸 그렸다기보다 느낀 걸 그렸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점에서 바실리 칸딘스키의 추상화를 잘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추상

카지미르 말레비치 - 사물을 묘사하는 부담에서 예술가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

말레비치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이미지로부터 벗어나 인간의 정신이 창조해낼 수 있는 기하학적 요소를 사용하는 순수 추상을 추구하였고 이를 절대주의라고 선언한다. 말레비치에게 절대주의는 인간의 정신적 힘이 자연의 창조력과 동등한 위치에 올랐음을 보여줄 수 있는 미술이었다.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카지미르 말레비치는 이전의 회화 양식들은 모두 시각적 리얼리티의 모방에 불과할 뿐이며, 때문에 본질적으로 원시인의 동굴벽화에서 나아진 것이 없다는 과감한 주장을 펼쳤다. 인식 가능한 사물의 형태를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인간 정신의 표현인 절대주의만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진정한 미술이라고 피력했다. 그의 절대주의는 시각적 리얼리티의 모방이 아닌 순수한 예술적 자유와 정신적 창작의 장으로서의 회화임을 선언한 것이다. [2] 말레비치의 주장대로 그의 그림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사물을 벗어난 것을 표현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추상은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 추상적 생각 자체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여담으로 그의 주장이 이토록 강했다는 것을 통해 얼마나 사회적으로 예술적으로 강한 압박과 저항을 받았을지 가늠해보게 된다.

감상

추상에 대한 생각

추상적라고 하면 막연하게 비현실적으로 단순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여겼었는데 칸딘스키의 표현주의적 추상의 단계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인식을 추상화하고 추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짧은 인식의 순간을 저렇게 나누고 생각하는 분석이 정말 놀랍고 짜릿하다. 말레비치의 추상은 그의 말과 도록의 설명을 읽어가면서 전시회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메시지가 있음을 느꼈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칸딘스키는 절대주의를 통해 그의 추상적 "생각"을 회화로 표현하려는 노력을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통해 내가 갖고 있는 추상적 생각은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된다.

도록

이번 전시의 도록이다. 작품들의 사진과 설명이 잘 나와 있고 디자인 자체로 매력적인 ㅂ도록이다. 너무 좋은데 아쉬운 점은 전시의 섹션마다 있던 설명들이 없어서 아쉽다. 전시의 특징은 전시 전체를 풀어내는 스토리에 있다고 생각하느데 그 생각을 다시 읽어 볼 수 없어서 아쉽다. 또 작품의 순서가 전시 순서랑 다른 점도 살짝 아쉽다. 도록을 보면서 전시를 다시 느껴 보고 싶은데... 도록 내 작품들의 배열 순서에는 필자가 알지 못하는 예술계의 기준 같은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전시회 도록과 팜플렛
칸딘스키 말레비치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 도록

도록 뒷부분이 붙어 있지 않다. 원래 그런 것인지 불량인지 모르겠으나 종이가 구김 없이 넘겨져 매우 만족스럽다.

추천

전시는 서울 종로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주가 마지막인데 주말에 다녀오기 좋은 전시이다. 1시간에서 2시간 정도의 코스로 데이트나 주말 산책 겸 가기 정말 좋다.

발췌

[1]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 - 전시설명
[2]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 혁명의 예술 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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